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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팔 작품집 (곱창칼 외)
김영팔 저 | 범우 |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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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1920년대 근대극 초기를 정열적으로 관통해오며
그 시대의 지배 담론인 사회주의 사상을 작품으로 재현해내려고 노력한
작가 겸 극작가이자 한국 신극 초기 연극 방송인 김영팔,
그 문학 세계의 변천 그 자체가 1920~30년대 지형도를 선명히 하는
이 책은 확보하지 못한 몇 작품을 제외하고 발표 당시 잡지나 신문에 실린 원전을 원본으로 삼아, 1924년 등단작인 단막극 〈미쳐가는 처녀〉를 비롯해 〈부음〉 〈곱장칼〉 〈우는 아내와 웃는 남편〉 〈우수한 작란〉 등 희곡 작품 13편, 방송극 〈어떤 무대감독의 이야기〉, 시나리오 〈싸구료 박사〉, 소설 〈어떤 광경〉 〈쓸 수 없는 소설〉 〈사직단〉 등 12편, 수필 〈직공 생활 10년의 감상 일부분〉 〈신춘만필〉 〈문예광 시대〉 등 9편, 평론 〈문단 침체의 원인과 그 대책〉 〈소설 비소설〉 등 7편을 수록했다.
김영팔은 식민지인 조선 반도에 근대극을 소개하는 데 동참했으며, 그의 희곡은 1920년대 근대극의 지형도에 중요한 지점을 가로지르며 반봉건·반계급을 향한 치열한 투쟁 의지를 개진했다. 그의 희곡은 카프(KAPF) 성향의 작품 세계와 경성방송극협회 고문 취임으로 카프에서 제명된 이후의 작품 세계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김영팔 희곡 논의 키워드는 ‘계급 투쟁’ ‘사회 풍자’ ‘봉건 타파’ ‘일상적 현실’ ‘지식인의 냉소주의’ ‘관념적 계급의식’ 등이다.
김영팔의 작품 세계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보면 근대 희곡의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미쳐가는 처녀〉(원제 ‘밋처가는 처녀’) 〈여성〉 〈술 파는 시악시〉 같은 희곡은 전근대적 질서와 편견에 의해 외곡되는 여성의 처지를 비판하고 있으며, 근대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그 매개체로 여성을 대입하고 있다. 또 카프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사회주의 사상을 형상화한 〈싸움〉 〈불이야〉 〈부음〉 〈곱장칼〉 등은 식민지 현실의 모순과 노동 계급의 피착취 문제를 비판하는데, 특히 〈곱장칼〉은 선동적 프로 의식이 투철하며 카프가 방향 전환을 선언한 뒤 정치 투쟁적이고 목적 의식적인 작품을 요구했던 상황에 부응한 작품이다. 또한 〈사직단〉은 사직단에 모여 있는 걸인들의 처참한 상황을 비교적 냉정한 시선으로 관찰한 소설이다. 서울 걸인들에 대한 묘사는 〈적심〉에서도 유감 없이 행해지고 있다. 희곡 〈해고 사령장〉 〈불쌍한 사람들〉 〈송별회〉 〈어떤 광경〉도 같은 부류에 속한다. 〈대학생〉 〈세 식구〉 〈우는 아내와 웃는 남편〉 〈우스운 작란〉 등과 시나리오 〈싸구료 박사〉 등은 일상 생활 속의 애환이나 지식인의 자기 모멸, 또는 세태 풍자 경향의 작품이다. 〈우스운 작란〉은 절제된 작가의 호흡을 통해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인물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묘사하면서 당대 현실의 냉혹함과 비인간성을 우회적으로 재현해내며, 섣부르게 격앙된 설교조 대사를 남발하거나 비약적으로 사회주의 사상을 주장하거나 근거 없이 조직적 투쟁 단체를 도모하는 등 과잉 표현이 눈에 띄지 않는다. 소설 〈어여쁜 노동자〉〈모던 부부〉 〈쓸 수 없는 소설〉 등이 이에 속한다.
김영팔은 1920년대 근대극 초기를 정열적으로 관통해오며, 그 시대의 지배 담론인 사회주의 사상을 작품으로 재현해내려고 노력한 작가였다. 김영팔의 문학 세계 변천 그 자체가 1920~30년대의 지형도를 선명하게 그려주고 있다.
국제표준 도서번호(ISBN) : 9788963655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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